조용한 나눔의 어른, 김장하 선생님의 삶과 철학
우리 사회에는 말보다 행동으로, 조용한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중 한 분이 바로 어른 김장하 선생님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를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진 그의 삶은 단지 아름다운 선행의 나열이 아니라,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철학 그 자체였습니다. 오늘은 그 진정한 어른, 김장하 선생님의 일생을 돌아보며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지혜를 함께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어릴 적부터 배려의 씨앗을 품은 소년
김장하 선생님은 1944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났습니다. 10대 시절부터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는 어린 나이에도 한약방을 운영하며 성실하게 일터를 지켜냈습니다. 19세에 최연소 한약업사 자격을 취득, 진주에 '남성당 한약방'을 열고 이 지역에서 60년 넘게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온 분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수성가한 기업가이기도 했지만, 늘 자신의 재산은 사회를 위해 써야 한다고 여긴 철학자였습니다. 이때부터 어른 김장하 선생님의 나눔은 시작되었습니다.
2. 한약방 주인이 만든 교육의 터전, 명신고등학교
1984년, 김장하 선생님은 사재 100억 원을 들여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합니다. 당시 진주 지역에는 여성 교육 기관이 턱없이 부족했고,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를 설립한 것이죠. 단순히 학교를 세운 것에 그치지 않고, 1991년에는 그 학교를 국가에 기부합니다. 이는 단지 물질을 나눈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한 기회 평등'이라는 가치를 실현한 대단한 결정이었습니다.
또한 그는 학생들의 경제적 상황과 상관없이 누구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학금 제도를 운영했고, 1,0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습니다. 여기에는 방송인 김종명, 전 헌법재판관 문형배 등 사회 각계에서 활동 중인 인물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3. 선행을 알리지 않던 철저한 무명의 삶
어른 김장하 선생님의 선행이 더 깊이 와닿는 이유는, 그가 그것을 결코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언론 인터뷰나 시상식 출연 요청을 수차례 거절하며, “내가 아니라 세상에 돌려달라”고 말했습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감사 인사를 전하려고 해도, 그는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 선을 베풀라”고 답했습니다.
이러한 겸손은 단지 미덕을 넘어, 진정한 나눔이 무엇인가에 대한 실천적 답변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어른 김장하라는 인물이 갖는 독보적인 울림이었습니다.
4.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로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다
김장하 선생님의 삶은 MBC경남의 김현지 PD와 김주완 기자의 협업을 통해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로 제작되었습니다. 원래는 지역 방송용으로 기획되었지만, 선생님의 삶이 지닌 감동은 전국을 흔들었고, 이 작품은 2023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교양 작품상까지 수상합니다.
영화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던 선생님의 철학을 존중해, 주변 인물들의 증언과 과거 자료들로 그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는 결국 극장 개봉에 이르렀고, 독립예술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게 됩니다.
5. '진짜 어른'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오늘날 우리는 '꼰대'라는 단어가 일상처럼 쓰이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 김장하는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분입니다. 그는 강요하거나 훈계하지 않고,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며 행동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태도야말로 진정한 어른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보여줍니다.
그의 삶이 영화로 재조명되며 많은 이들이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누구에게 어른일 수 있는가?”, “내가 남긴 것이 무엇일까?”
김장하 선생님의 삶은 단순히 기부와 교육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지속적인 선한 영향력, 그리고 공동체를 향한 실천적인 사랑이었습니다.
6. ‘어른 김장하’의 삶에서 배우는 교훈
김장하 선생님의 삶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가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진정한 나눔은 조용하고 깊게 스며든다
기회는 공평해야 하며, 교육은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
선행은 대가를 바라지 않아야 하며, 사회에 환원되어야 한다
‘어른’은 나이가 아니라 책임과 실천으로 결정된다
이러한 철학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이며,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인간다운 삶의 기준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어른 김장하’
2022년 5월 은퇴 후 그분의 정신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그의 손길을 받았던 학생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있고, 그가 세운 학교는 여전히 교육의 공간으로 지역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를 기억하는 우리 모두가 또 하나의 '어른'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 세상이 각박하다고 느껴질 때, ‘어른 김장하’를 떠올려보세요. 말없이 나누고, 조용히 실천했던 그 한 사람의 삶이 우리에게 전하는 힘은 상상 이상입니다.
어른 김장하, 그 이름이 우리 사회의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자료: MBC경남, 백상예술대상, mdilbo 뉴스, 네이버 블로그 인터뷰, 오마이뉴스 등